[일상]공군 27예비단 2교육대 - 예비군을 다녀왔다


공군 27예비단 2교육대 - 예비군을 다녀왔다

하나

예비군을 다녀왔다. 나는 공군이고 수도권에 거주하기 때문에 경기도 수원의 한 비행장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았다. 동미참 훈련으로 참여하는 건 처음이라 사전에 조사를 하려했는데, 내 친구들은 대부분 육군 출신이고, 최근 일정이 바빠서 조사를 제대로 못해갔다.

나 같은 사람을 위해 팁을 주자면, 2박3일간의 숙영훈련이기 때문에 잠옷과 세면도구, 화장품 등을 챙겨가야한다. 또한 입장한 순서대로 방을 배정받기 때문에 같이 훈련을 받는 친구가 있다면 함께 들어가고 세면도구를 나눠가져가는 것도 좋을것 같다.

내가 나온 부대는 규모가 조금 큰 부대였다. 보통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부대를 이루는 것에 비해 우리는 동기만 10명, 총원 200명의 부대였다.

예비군 훈련에서 같은 부대 사람들 한 둘 쯤은 다들 만나겠지만, 약 3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우리 부대였다. 군복무를 하던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일과가 끝나면 휴대폰을 돌려주고, 일과를 시작할 때 휴대폰을 제출한다. 나는 휴대폰 사용이 불가한 줄 알고 충전기를 챙기지 않았다. 설상가상 내 휴대폰은 넥서스6p로 충전규격이 출시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시점에도 보급화가 되지 않은 USB-C 타입이다.

다행히 C타입 유저가 있어 충전기를 구할수 있었지만, 빌붙어 사용하는 입장이라 마음이 불편했다.

예비군 훈련이 노상 그렇듯, 지루한건 매한가지다. 지루한 시간을 대비하기위해 책을 챙겨가기로 했다.

최근 정신이 없어 책을 구비하지 못했기때문에 예비군 훈련장으로 가는 동안 서점에 들러서 최근 읽고싶었던 책을 구매했다. 책의 제목은 ‘완벽한 공부법’

완벽한 공부법은 약 500페이지에 달하는 메타공부책이다. 500페이지. 추가 팁 한가지. 예비군에 책을 가져간다면 포켓 북을 가져가라. 건빵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의 책. 예를 들어 ‘언어의 온도’

예비군 훈련도 훈련이기 때문에 나름 잘 짜여진 커리큘럼속에서 돌아간다. 즉 한 교시마다 수업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 커다란 책을 들고다니기 어려웠다. 수업이 대부분 일찍 끝나고, 체험형 훈련이기 때문에 내가 체험을 마치거나, 체험할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뜬다. 그 때가 가져간 책이 빛을 발하는 시간이다.

나는 키가 186에 72키로의 커다란 놈이다. 먹는양도 조금 있는 편인데다가, 원래 군대에선 항상 배고픈법이다. 식판을 가득 채워도 배가 부를까 말까한데, 밥이 정말 쥐꼬리 만큼 배급된다. 아니 밥은 자율배식이고 메인반찬이.

사실 메인반찬 외에는 정말 먹지 못할 정도기 때문에 밥과 메인반찬만 먹는다고 생각하면된다. 근데 쥐꼬리.

BX는 병사들의 BX를 가는것이 아니고, 예비군만을 위해 몇가지 품목들을 쌓아두고 일정시간동안 판매한다. 시간이 제한적이고, 구매절차는 복잡하고, 품목도 별로 없기 때문에 매일 줄이 복도 끝까지서있었다. 참고로 일자형 건물이기 때문에 복도가 엄청나게 길다.

결국 첫날에는 줄서있던 사람들조차 구매하지못했다. 밥은 쥐꼬리만큼주고 BX도 제대로 운영하지 않아서 난 의도치않게 stay hungry했다. 잡스형의 정신을 이어받은 느낌.

진짜 군대는 먹는거 가지고 장난치지 않아야한다. 국방부는 각성하라.

다섯

예비군 훈련에서 가장 의외였던게 있는데, 생각보다 교관들이 친절하다. 말도 착하게 하시고, 너무 조이지도 너무 풀어놓지도 않았다.

나는 운동신경과 집중력이 나쁘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훈련을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통과했다. 보상은 조기퇴소.

조기퇴소라고 해봐야 다른 이들에 비해 50분정도? 이른 퇴소였다.

나쁘지 않은 예비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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